대중문화를 보는 기독교인의 안경(1)

대중문화를 보는 기독교인의 안경(1)

이민 가정에서 자라난 자녀들은 대부분 적어도 2개 이상의 언어를 무리없이 사용한다. 그 이유는 당연하다. 가정에서는 부모가 사용하는 언어로 의사소통을 하고, 학교나 사회에서는 그 나라의 언어로 의사소통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도 아이가 셋이 있는데, 어느날 이제 6살인 막내가 하루는 어떤 상황에서 “와! 대박”이라는 말을 하는 것을 듣고 한참 웃은 적이 있다. 물론 전혀 가르쳐 준 적이 없다. 그런데 우리집 막내는 어디서 이런 말을 배웠을까?  그것은 뻔하다. TV다. 가끔 집에서 한국 방송을 보는데 TV에서 나오는 말을 듣고 그 상황에 적절하게 따라 한 것이다.

서두에서 언어에 대한 얘기를 한 이유가 있다. 그것은 언어가 곧 삶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삶은 우리가 살고 있는 문화의 다양한 양식으로 표현된다. 그렇기에 동시대의 문화를 공유하는 대중이 공감하는 문화의 양식을 기독교인의 시각에서 고찰해 보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된다. 그렇다고 문화전반에 걸친 다양한 분석과 대안을 시도해 보려는 것은 아니다. 만일 그런 의도였다면 이 글은 애초에 시작하지 못했을 것 같다. 다만 이 지면을 통해서 대중문화를 바라보는 한 사람의 기독교인으로서 적어도 한 번쯤은, 단 하나만이라도 잠시 길을 멈춰 생각해 봤으면 하는 바램이다.

여러분 앞에 좋아하는 한 잔의 커피나 차를 놓고 잠시 쉬어가며 읽어가길 바란다.

대중문화를 보는 기독교인의 안경이란?
현대 대중문화를 표현하는 단어나 문장이 있다면 어떤 정의로 말할 수 있을까? 포스트모더니즘의 다변화, 다양화된 문화 양상이 지배하는 작금의 현실에서 ‘현대 대중문화는 이렇다’고 정의는 대체 할 수 있는 것일까? 물론 다양한 시각이나 관점이 대중의 수만큼이나 존재한다는 전제하에, 결코 어떤 한 마디로 정의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작업이다. 그럼에도 최근의 문화 양상은 마치 어떤 방향으로 주도되고 흘러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본 글은 ‘그 지배적인 방향이 흐르는 끝이 무엇이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아니 할 수도 없다. 적어도 문화 양상에서 그 끝은 존재할 수 없다. 다만 현대 문화 양상이 흘러가고 있는 물줄기 하나라도 생각해 보고 싶은 것이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라. 말씀드린대로 커피 한 잔, 차 한 잔만큼만 옆에 놓고 생각해 보자. 단 하나의 물줄기다.
그리고 기독교인의 안경이란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의 대중 문화가 어떤 것이며, 이 문화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기독교적 세계관을 갖고 보려는 시도다.

리얼리티쇼(Reality Show)
이미 말씀드린대로 본 글에서는 하나의 물줄기만을 생각해 보려고 한다. 그 하나를 지목한다면 바로 리얼리티쇼다. 이 단어는 실존이라는 단어와, 본다라는 단어가 합쳐져 있다. 한 쪽에서는 실제 존재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다른 한 쪽에서는 이것이 쇼라고 말하고 있다. 한 마디로 말하면 실제를 가장한 쇼다.

1998년 세계에 충격을 던진 영화가 한 편 등장한다. 그 영화의 제목은 트루먼쇼다. 연기를 너무 잘하는 짐 캐리가 트루먼 역을 맡아 열연한 영화다. 이 영화는 트루먼이라고 하는 사람이 살고 있는, 그리고 그가 만나는 가족, 친구, 직장, 연인, 아내등 모든 사람과 함께하는 그 공간이 전 세계인이 시청하는 글로벌 TV 쇼의 세트장이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이 공간에서 생활하는 모든 일에 감시를 받는다. 심지어 부모, 아내, 절친한 벗까지도 배우다. 물론 영화는 나중에 트루먼이 자신의 모습을 자각하고 그 세트장에서 탈출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그렇다면 이 영화에서 던졌던 메시지는 무엇일까? 많은 의견들이 있겠지만 내가 보는 관점은 트루먼이라고 하는 사람을 통해서 가상의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이 리얼을 가장한 가상의 삶이 아닐까라는 문제제기를 하면서 (적어도 내면의 삶은..), 궁극적으로 참된 인간의 삶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려고 했다고 본다. 그 후 현재 영화나 티비쇼는 무수한 프로그램들이 리얼리티쇼를 표방하며 대중의 삶에 매우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 현상인데, 이해를 돕기 위해 한국의 경우만을 좁혀서 본다면 다음과 같은 프로그램들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1) 1박 2일 – 연예인들이 팀이 되어 여행을 떠나서 겪는 일들을 담은 프로그램
2) 무한도전 – 연예인들이 평상시 해 보지 못한 새로운 도전들을 해 나가면서 겪는 좌충우돌형 프로그램
3) 런닝맨 – 프로그램에서 주어진 미션을 팀으로 나눠 수행하면서 겪는 일들을 담음
4) 스플래쉬 – 대중의 스타들이 실제로 다이빙을 배우고 다이빙에 도전하는 프로그램
5) 스타킹 – 일반 대중에서 특별한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 출연해서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프로그램
6) 오디션 프로그램(보이스 오브 코리아, 슈퍼스타 K, 그 외) 등등

한 번이라도 TV채널을 돌려봤다면 알 수 있다. 무수히 쏟아지는 것이 다 대부분 리얼리티쇼를 표방한 프로그램이다. 리얼리티쇼는 분명 흥미로운 접근이다. 대중문화의 구경꾼일 수 밖에 없는 대중을 간접적으로 문화 안으로 끌어들이는데는 매우 효과적이다. 그 이유는 개인이 이런 쇼를 통해 자신이 경험하는 것처럼 인식시켜주기 때문이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커피나 차를 마시면 된다. 다음 주에는 이 리얼리티쇼의 문제점을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Author's Post

Get The Latest Updates

뉴스레터 구독하기

구독을 하시면 이메일을 통해 다솜라디오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를 보내드립니다.

Newsletter Signup